뉴욕 메츠가 월드시리즈 챔피언 LA 다저스를 상대로 시리즈 승리를 거둔 배경에는 투수진의 근본적인 철학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작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의 뼈아픈 교훈을 바탕으로 구축한 '공격적 투구'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메츠 투수진의 변화는 숫자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작년 10월 다저스와의 NLCS 6경기에서 메츠 투수들은 42개의 볼넷을 내줬다. 경기당 7개꼴로, 이는 결국 시리즈 패배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주말 3경기에서는 단 13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특히 금요일 5이닝 동안 5개의 볼넷을 내준 뒤에는 나머지 26이닝에서 단 8개의 볼넷만 허용하며 다저스 타선을 5점으로 묶어냈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공짜 볼넷을 내주면서 대가를 치렀다"고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은 회상했다. "이번에는 더 나은 공격적 투구로 성과를 거뒀다."
일요일 경기에서 보여준 센가 코다이(31)의 투구는 메츠 투수진 철학의 정수를 보여줬다. 오타니에게 2구 만에 홈런을 얻어맞고, 자신의 간판 구종인 포크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5.1이닝 1실점으로 버텨냈다.
"처음부터 포크볼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프레디 프리먼과 윌 스미스가 계속 포크볼을 놓치고 있었다"고 멘도사 감독은 분석했다. "하지만 센가는 계속해서 필요한 순간에 중요한 공을 던졌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날에도 이런 강력한 타선을 상대로 경기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실력을 보여준다."
센가는 경기 후 "다저스는 영리한 팀이다. 포크볼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조절해야 했다"며 "모든 구종을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해 버텨냈다"고 설명했다. 그의 시즌 주자 잔루율은 86%로 메이저리그 10위에 해당하며, 위기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츠 투수진의 진짜 강점은 뎁스에 있다. 시즌 10이닝 이상을 던진 12명의 투수 중 최고 평균자책이 타일러 메길의 3.56에 불과하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균등한 실력 분포다.
특히 리드 가렛(29)은 23이닝에서 단 2자책점을 허용하며 0.82의 평균자책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파이리츠와 양키스전에서 다소 흔들렸던 가렛은 "내 자신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상기시켰다"며 "타자들을 정면으로 상대하고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하지 않았다"고 멘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맥스 크래닉(26)은 더욱 인상적이다. 일요일 2이닝 무실점 투구를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서 5.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중간 계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들어와서 타자들을 공격적으로 상대하고, 수비진이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멘도사 감독은 크래닉의 역할을 설명했다.
메츠 투수진의 성공은 개별 선수들의 능력을 넘어선 팀 전체의 철학적 변화에서 나온다. 가렛의 말처럼 "시즌 내내 우리는 스트라이크존을 공격하며 타자들에게 도전해왔다. 우리 모두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정말 좋은 투수들이 많다."
현재 메츠는 팀 평균자책 2.81로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카고 컵스 등 강력한 타선들을 상대로도 증명된 실력이다. 특히 다저스처럼 정교한 공격을 구사하는 팀을 상대로 한 이번 시리즈 승리는 메츠 투수진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닌, 실질적인 실력 향상을 이뤄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센가의 경우처럼 완벽하지 않은 날에도 버텨내는 능력이 시즌 후반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센가의 86% 주자 잔루율은 리그 평균 73%를 크게 웃돌아 회귀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멘도사 감독은 "센가가 자신의 메커니즘을 더 잘 다듬어간다면 이런 회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메츠는 다음 주 시카고 화이트삭스(17승 36패), 이어 콜로라도 로키스(9승 44패)와 연속 시리즈를 치르며 투수진의 안정성을 더욱 점검할 예정이다. 32승 21패로 다저스와 동률을 이루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를 달리는 메츠에게 투수진의 지속적인 호조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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