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노반 월튼, 메츠 개막 로스터 진입 '청신호'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가 '야구장 쥐'를 품에 안을 준비를 하고 있다. 프런트의 눈에 들어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도노반 월튼(32)이 예상치 못한 기회를 잡게 됐다. 닉 마드리갈의 왼쪽 어깨 골절 부상으로 백업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서 월튼의 메이저리그 로스터 입성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수비는 안정적이고 타격도 괜찮은 편이니 이 자리에 충분히 도전할 자격이 있습니다."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월튼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꿈의 무대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탈 기회가 그의 눈앞에 놓였다.
메츠는 2024년 월드시리즈가 끝난 직후 거의 즉각적으로 월튼에게 접촉했다. 11월 중순,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영입에 성공한 메츠는 처음에는 월튼을 트리플A 시라큐스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드리갈의 부상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수비에 강점을 가진 마드리갈은 시즌 첫 2개월을 결장할 전망으로, 메츠에 꼭 필요한 백업 유격수 자리가 비어버렸다.
오클라호마에서 성장한 월튼은 야구 가족의 일원이다. 그의 아버지 롭 월튼은 과거 오리올스 마이너리그 선수 출신으로, 후에 오럴 로버츠 대학의 감독이 됐다. 그곳에서 그는 어린 제레미 헤프너를 지도했는데, 헤프너는 현재 메츠의 투수 코치다. 월튼의 아버지는 현재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맷 홀리데이의 형인 조쉬 홀리데이 밑에서 투수 코치로 일하고 있다.
"저는 라커룸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야구밖에 없어요. 여기가 편안한 곳이죠. 야구 라커룸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고,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생길 때마다 흥분됩니다." 월튼의 말에서 야구에 대한 열정이 묻어난다.
메츠 캠프에서 월튼은 루이상헬 아쿠냐, 루이스 데 로스 산토스, 브렛 베이티, 제러드 영과 함께 벤치 자리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은 각자 약점을 안고 있다. 22세인 아쿠냐는 마이너리그 상위 레벨에서의 경험이 부족해 시라큐스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영은 주로 코너 내야수로, 메츠가 원하는 유격수 백업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베이티는 프로 경력 동안 유격수로 뛴 경험이 전혀 없다.
결국 월튼과 데 로스 산토스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데 로스 산토스는 오프시즌에 웨이버로 영입한 선수지만, 곧바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두 선수 모두 화려한 타격 기록은 없지만, 월튼은 마이너리그 통산 OPS .795로 데 로스 산토스의 .697보다 우위에 있다. 또한 지난 6시즌 동안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70경기를 뛰며 메이저리그 경험도 더 풍부하다. 게다가 좌타자인 월튼은 메츠 벤치에서 유일한 좌타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월튼은 로스터에 합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러나 베이티가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를 적절히 소화해낸다면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자신을 '야구장 쥐'라고 표현한 월튼은 계속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는 게이머예요."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은 월튼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오프시즌에 그를 영입하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는 그가 얼마나 좋은 팀메이트인지에 대한 것이었죠. 그는 진정한 야구선수입니다... 그래서 그는 충분히 로스터 경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메츠는 월요일 늦게 시카고 컵스로부터 24세 외야수 알렉산더 카나리오를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컵스가 최근 카나리오를 방출 대상자(DFA)로 지정하자 메츠 프런트는 이를 눈여겨봤다. 이로써 카나리오는 메이저리그 캠프의 69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카나리오는 코너 외야수로,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다. 마이너리그 519경기 동안 109홈런과 81도루를 기록했다. 현실적으로 카나리오가 메츠의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갈 여지는 거의 없다. 후안 소토, 브랜든 니모, 타이론 테일러, 호세 시리, 스탈링 마르테, 제시 윙커 등 6명의 외야수가 이미 자리를 굳힌 상태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옵션이 없는 카나리오는 팀에 추가적인 깊이를 제공할 것이다. 메츠는 스프링 트레이닝이 끝날 무렵 그를 웨이버에 내놓을 수도 있다.
"운동 능력과 파워를 갖춘 젊은 선수죠. 우리는 그런 점을 좋아합니다." 멘도사 감독은 카나리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서두르지 않고 착실히 경력을 쌓아온 월튼에게 이번 기회는 그의 메이저리그 꿈을 이어갈 소중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마드리갈의 부상이라는 불행 속에서 월튼에게 행운의 문이 열렸다. 이제 남은 것은 그가 이 기회를 어떻게 잡아낼 것인지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