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강의 타자가 된 알론소
"내 페이스를 찾았다. 투구마다, 타석마다 내 모습을 되찾고 있다."
피트 알론소(30·뉴욕 메츠)가 시즌 초반 거포 본능을 다시 일깨웠다. 알론소는 12일(한국시간)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7대 6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13경기를 치른 알론소는 타율 0.378, 장타율 0.778, OPS(출루율+장타율) 1.260으로 리그 상위권을 질주 중이다. 장타율과 OPS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 타율은 내셔널리그 1위다. 홈런 4개에 18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리그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알론소는 경기 후 "투구를 잘 보고 질 높은 스윙을 하고 있다. 좋은 공이 온다면 강하게 치고, 아니라면 보내는 접근법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편안하게 플레이하고, 내가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느낄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날 알론소는 5회 8번째 투구에서 2루타를 터뜨려 선두 타자로 출루했던 후안 소토의 득점을 이끌었다. 8회에는 호세 르클럭과 접전 끝에 7번째 공을 받아쳐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이 홈런은 결국 팀 승리의 결정타가 됐다.
경기 흐름을 바꾼 순간도 있었다. 3대 1로 앞선 6회 선두타자 호세 시리가 9구 접전 끝에 볼넷을 얻었다. 이후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내야 실책으로 출루하고 소토가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됐다. 알론소는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날렸고, 시리는 우익수 버틀러의 허술한 자세를 놓치지 않고 홈을 파고들어 득점했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은 "시리의 9구 볼넷이 경기 최고의 타석이었다.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강조해 온 부분이 결실을 맺었다"며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제대로 보고,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짧게 공을 만나 플레이를 이어가는 접근법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시리는 "우익수가 제대로 던질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는 나 같은 주자가 뛸 것을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자신의 영리한 주루를 설명했다.
메츠는 이후 스탈링 마르테의 2타점 2루타로 6대 1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선발 그리핀 캐닝이 6회말 하위 타선에 연속안타와 미겔 안두하의 2점 홈런을 맞고 4실점하며 흔들렸다.
불펜진이 위기를 잘 막아냈고, 알론소의 8회 홈런은 승리의 결정타가 됐다.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가 9회 2실점하며 불안한 장면을 연출했지만, 7대 6에서 제이콥 윌슨을 땅볼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메츠는 시즌 9승 4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유지했다. 알론소는 "목표를 향해 한 타석, 한 타석 집중하겠다"며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