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깨고 1차전 이긴 닉스 "이제는 닉스를 존중할 때"
덴버 너게츠에 이어 뉴욕 닉스까지 원정에서 1차전을 따내며 NBA 플레이오프가 하위 시드의 반란으로 불타오르고 있다. 닉스는 6일(한국시간)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린 2024-25시즌 NBA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준결승(7전4승제) 1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를 108대 105로 꺾었다.
3쿼터 중반 20점 차까지 끌려가던 닉스는 제일런 브런슨과 OG 아누노비의 폭발적인 활약에 힘입어 경기를 뒤집은 뒤, 미칼 브리지스의 철벽수비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닉스는 정규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보스턴을 이기지 못했던 열세를 뒤집고 승리함으로써 홈코트 어드밴티지까지 가져왔다.
디 애슬레틱의 프레드 캐츠 기자는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3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브리지스는 공을 바라보는 대신 공을 받으려는 제일런 브라운의 눈동자만 주시했다"고 전했다. 미식축구 팬이기도 한 브리지스는 마치 NFL 코너백처럼 상대 리시버의 동선을 파악한 후 인바운드 패스를 가로채듯 공을 빼앗았다.
브리지스는 "그냥 (브라운의) 눈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미식축구 팬이니까"라고 말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LA 램스의 코너백 아켈로 위더스푼처럼 플레이했다는 것이다.
이날 승리에서 빛난 것은 닉스의 '윙스톱(Wing Stop)' 수비 삼각편대였다. 브리지스, OG 아누노비, 조쉬 하트로 구성된 이 트리오는 3쿼터 5분 40초를 남기고 55대 75로 20점 차 리드를 허용한 후 불과 10분 만에 동점을 만들어내는 31-11 반격을 주도했다.
특히 아누노비는 제이슨 테이텀의 드리블을 빼앗아 동점 덩크를 성공시켰고, 연장전에서는 브리지스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앤드원 덩크까지 터뜨리며 29점(3점슛 6개 포함)을 기록했다. 브런슨 역시 4쿼터에서만 11점을 폭발시키며 닉스의 역전을 이끌었다.
제임스 L. 에드워즈 3세 기자는 "이제 뉴욕 닉스를 존중할 때"라며 "20점 차 열세에서 모두가 무너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보스턴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고 평가했다. 닉스의 베테랑 P.J. 터커에 따르면 트레이드 마감 직후 팀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선수들 간 소통이 거의 없었지만, 점차 서로를 책임지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한다.
반면 보스턴 셀틱스는 NBA 플레이오프 역사상 가장 많은 60개의 3점슛을 시도해 단 15개(25%)만 성공시키는 이례적인 부진을 보였다. 디 애슬레틱의 스티브 버클리 기자는 "닉스가 보스턴에 일부러 슛을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제일런 브라운도 "그들이 우리에게 슛을 던지도록 유도했고, 오늘은 들어가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조 마줄라 보스턴 감독은 패배 후 "과정(process)"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이기든 지든 향상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가 무엇을 했고 어디서 더 나아져야 하는지 과정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톰 티보도 뉴욕 감독은 "정말 큰 승리다"라며 "우리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강인함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보스턴은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가 몸 상태 난조로 2쿼터 이후 출전하지 못했고, 샘 하우저도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2차전은 오는 9일(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며, 보스턴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