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묵에서 빠져나온 소토의 '메츠 모먼트'

시티 필드의 토요일 밤은 그야말로 완벽한 순간이었다. 2사 만루, 동점 상황에서 타석에 선 후안 소토를 향해 루이스 토렌스 포수가 가슴을 톡톡 치며 말했다. "가자." 작년 메츠의 마법 같은 시즌을 끝장낸 바로 그 팀, 월드시리즈 챔피언 LA 다저스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말이다.
메츠의 새로운 간판 타자는 그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토니 곤솔린이 던진 다섯 번째 공, 스플리터를 받아쳐 소토는 가운데 담장을 강타했다. 공이 벽을 맞고 튕겨 나오는 순간, 4회 2점 적시 2루타가 완성됐고, 메츠는 다시는 뒤지지 않았다. 5대 2 승리로 13이닝 접전 끝에 아쉽게 진 전날의 아픔을 씻어냈다.
"완벽한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그에게 조금이라도 더 힘을 주고 싶었죠." 토렌스의 설명이다. 그리고 소토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1경기 동안 이어진 장타 가뭄, 그의 커리어에서 두 번째로 긴 무장타 행진이 마침내 끝났다.
베이스볼 서번트의 데이터는 소토의 부진이 얼마나 억울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의 장타율(.418)과 예상 장타율(.571) 간 차이는 메이저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크다. 강한 타구 비율과 평균 타구 속도에서 상위 5% 안에 드는 그가 계속해서 라인드라이브를 날렸지만, 상대방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을 뿐이다.
"그냥 야구라고 부르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에요. 때로는 강하게 때려도 수비 앞으로 날아가기도 하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소토는 담담하게 말했다. 토요일 그의 네 번의 타구는 모두 게임 최고 타구 속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108.3mph(2루타), 102.5mph(플라이 아웃), 102.4mph(플라이 아웃), 102.2mph(안타).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의 평가는 단호했다. "이 선수는 정말 운이 없었어요. 마침내 결과를 얻는 모습을 보니 좋네요." 타이밍도 절묘했다. 토요일 경기 전까지 득점권 상황에서 최소 50타석을 기록한 92명의 선수 중 소토는 타율 .119로 꼴찌였다.
득점권 타율 부진은 소토만의 문제가 아니다. 메츠 팀 전체가 시즌 득점권 타율 .213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20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5월엔 더 심각해져 .195, 최근 12일간은 .161까지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토요일 메츠는 득점권에서 11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소토의 결승 적시타였다.
스탈링 마르테의 견제 스윙 내야 안타와 브렛 베이티의 놀라운 활약도 빛났다. 베이티는 3타수 3안타에 볼넷까지 골라내며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트리플A에서 올라왔을 때 OPS .597이었던 그는 이제 .799까지 끌어올렸다. 그야말로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데이비드 피터슨의 보석 같은 투구도 놓칠 수 없다. 7.2이닝 동안 2실점으로 버텨낸 그는 오타니 쇼헤이를 세 번이나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양한 구종을 섞어가며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를 피하고, 멘도사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를 평범한 인간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임무를 알고 있었어요. 그야말로 '큰 선수의 경기'였죠." 멘도사의 찬사다. 전날 13이닝 마라톤 경기에서 8명의 투수를 써야 했던 메츠로서는 피터슨과 에드윈 디아즈 단 두 명만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어 한숨 돌렸다.
소토의 이번 적시타가 과연 그의 메츠 커리어에서 터닝 포인트가 될까?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 7억6500만 달러(1조710억원)라는 천문학적 계약을 맺고 브롱크스에서 퀸스로 옮겨온 26세 스타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비롯해 새 팀에서 첫 해를 힘들게 보낸 스타들의 전례도 많다.
"그런 걱정들은 듣지 않아요. 여기서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토는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의 현재 통계는 OBP .370, OPS .792로 결코 나쁘지 않다. 한 경기에서 두 번 이상 출루한 횟수만 30번으로 메이저리그 4위다.
1회에 날린 396피트 타구가 토미 에드먼의 호수비에 막혔을 때, 멘도사 감독은 "더운 여름날이었다면 저 공은 완전히 넘어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5월 말 61도의 쌀쌀한 날씨에서는 아웃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선수는 정말 운이 없었어요. 주자가 있을 때마다 110, 115마일의 타구가 누군가에게 직행하는 느낌이었죠. 마침내 결과를 얻는 모습을 보니 좋습니다. 우리도 원했고, 그도 원했던 일이에요." 멘도사의 설명이다.
베이스 적중 후 시티 필드는 소토를 향한 뜨거운 박수로 가득 찼다. 양키스 동료들이 그리운지, 타순에 불만이 있는지 등등 온갖 추측과 담론에 시달려온 그에게는 반가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을 감당하는 것이야말로 그 거액 연봉의 대가일 터다.
6경기에서 겨우 2승을 거둔 힘든 한 주를 마감하며, 메츠는 마침내 기다려온 순간들을 맛볼 수 있었다. 피터슨의 완벽한 투구와 소토의 결승 적시타, 그리고 팀 전체의 득점권 집중력이 하나로 어우러진 승리였다.
"소토란 선수를 알고 있어요. 역경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알고요. 엄청난 트랙 레코드가 있잖아요. 우리가 그에 대해 걱정한다고요? 별로요. 너무 뛰어난 선수거든요. 조만간 결과가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계속해서 공을 강하게 치고 있으니까요. 그는 후안 소토예요." 멘도사 감독의 마지막 말이 모든 것을 요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