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커보커클럽/NBA 수다

제이슨 테이텀 아킬레스건 파열...내년 시즌까지 아웃 유력

그리핑 2025. 5. 14. 08:46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팀의 슈퍼스타 제이슨 테이텀(27)이 오른쪽 아킬레스건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내년 시즌까지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백투백 챔피언십 도전은 물거품이 됐고, 구단 전체의 미래가 한순간에 흔들리게 됐다.

13일(한국시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 4차전. 뉴욕 닉스와의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테이텀이 루즈볼을 쫓다 비접촉 부상으로 쓰러졌다. 그는 극심한 통증 속에 동료들의 부축을 받아 코트를 떠났고, 휠체어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셀틱스는 14일 공식 발표를 통해 테이텀이 오른쪽 아킬레스건 완전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을 마쳤다고 확인했다. 복귀 시점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아킬레스건 파열은 통상 9개월에서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 중상이다.

셀틱스에게 5차전 승리보다 더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테이텀의 부상은 구단 전체의 미래 계획을 송두리째 뒤흔들 전망이다. 보스턴은 현재 로스터를 유지할 경우 사치세를 포함해 약 5억 달러(약 7,000억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구단 내외부에서는 오프시즌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제 테이텀이 최소 내년 시즌 전체 또는 상당 부분을 결장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고비용 로스터 유지의 타당성이 근본적으로 의문시된다. 다음 달이면 불혹을 코앞에 둔 알 호포드의 FA 계약과 수비 핵심 주루 홀리데이의 미래까지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 테이텀이 완전히 회복해 코트에 복귀할 때쯤이면 이들은 이미 전성기를 지난 노장 선수가 되어 있을 공산이 크다.

충격파는 더 확산될 전망이다. 텐더(제한적 자유계약) 대상인 제일런 브라운의 거취부터 여러 베테랑 선수들의 재계약 문제까지, 구단은 테이텀의 장기 부재를 염두에 둔 재건 계획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트 테이텀'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보스턴. 챔피언 방어가 아닌 생존을 위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팀 내부는 그의 부상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4차전 패배 후 셀틱스 라커룸은 깊은 침묵에 빠졌고,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가 세면용품을 꺼내는 소리까지 또렷이 들릴 정도였다. 알 호포드는 "패배는 패배일 뿐이다. 더 중요한 건 제이슨이 걱정된다"며 팀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조 마줄라 감독은 "그는 보통 항상 바로 일어나는 선수다. 그런데 일어나지 못했다"며 충격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 선수가 저렇게 부축받아 나가는 걸 보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현지에선 보스턴이 테이텀 없이 1승 3패로 뒤진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뒤집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란 분석이 나온다. 테이텀은 이번 시즌 팀 내 최고 득점원(평균 27.8점)이자 리바운더(평균 8.1개)였다. 특히 4차전에서는 28번의 슛 시도 중 16개를 성공시켜 42점을 폭발하며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17년 드래프트 이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한 선수다. 로드 매니지먼트(체력 안배를 위한 휴식)가 일반화된 NBA에서도 테이텀은 별다른 의미 없는 1월의 샬럿 원정 경기에서조차 통증을 감수하고 출전할 정도로 철인적 면모를 보여왔다. 다른 슈퍼스타들이 시즌 중 전략적으로 휴식을 취할 때도, 그는 "경기에 나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신조로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NBA 역사상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는 2018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백투백 이후 지속되고 있다. 셀틱스 역시 이 징크스를 깨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커졌다.

호포드는 "확실히 험난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고 첫 번째 임무인 5차전 승리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의 리더이자 원동력을 잃었기에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뉴욕과의 5차전은 15일(한국시간) 오전 8시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다. 하지만 셀틱스에게 진짜 도전은 경기장 밖에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