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위해 벤치행을 자처한 조쉬 하트
"5년 전 우승팀 선발진이 누군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중요한 건 승리뿐이다."
조시 하트(뉴욕 닉스)가 25일(현지시간)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NBA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 승리 후 던진 이 말은 진정한 승부사의 철학을 보여줬다. 그는 시즌 내내 지켜온 선발 자리를 스스로 포기하며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382761/2025/05/26/josh-hart-knicks-starting-lineup/
하트가 선발진 제외를 처음 고민한 건 이번 경기 1주 반 전이었다. 보스턴 셀틱스와의 2라운드 5차전에서 25점 차 참패를 당한 직후, 그는 톰 티보도 감독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루크 코넷(셀틱스 센터)이 저를 완전히 무시하며 페인트존을 장악했어요. 제가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거죠." 하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207㎝ 장신인 코넷이 하트를 방치한 채 골밑을 장악하자 닉스의 공격 루트가 막혔다.
하트는 미첼 로빈슨을 선발로 올리고 자신은 벤치로 가는 방안을 티보도 감독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감독은 "너무 생각하지 말고 계속 네 플레이를 하라"며 변화를 거부했다. 셀틱스를 상대로 한 6차전에서 25년 만의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은 뒤에도 페이서스와의 1, 2차전에서 같은 선발진을 유지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닉스 선발진은 페이서스전 처음 두 경기에서 완패하며 0승 2패에 몰렸다. 티보도 감독은 마침내 변화를 결심했다.
하트와 티보도 감독의 관계는 특별하다. 하트는 예전에 둘의 관계를 "서로의 광기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감독과 선수"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극도로 승부욕이 강한 두 사람의 화학작용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3차전에서 로빈슨이 선발로, 하트가 벤치로 가는 변화가 단행됐다. "미치(로빈슨)가 벤치에서 나올 때는 선발급 선수가 벤치에서 나오는 것이고, 조시가 벤치에서 나올 때도 선발급 선수가 벤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티보도 감독은 설명했다.
하트는 변화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힘든 하루가 아니었다. 다른 팀 선수들이 문자를 보내며 걱정해줬지만, 난 상관없다고 했다. 선발이든 아니든, 20분을 뛰든 상관없다. 우리가 이기면 그만이다."
경기에서 하트는 34분을 뛰며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8득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106대 100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4쿼터 종료 20초를 남기고 마일스 터너의 3점슛 리바운드를 따낸 뒤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4쿼터 12분을 풀타임으로 뛰며 팀의 대역전극을 완성시켰다.
닉스는 3차전에서 대대적인 로테이션 변화를 단행했다. 플레이오프 내내 웜업복만 입고 있던 랜드리 샤멧이 로테이션에 복귀했고, 백업 포인트가드였던 캐머런 페인은 출전하지 않았다. 델론 라이트는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정규 출전시간을 받았다.
특히 마일스 맥브라이드가 파울 트러블에 빠진 상황에서 라이트와 샤멧이 투입돼 4쿼터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닉스는 이날 정규시즌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7개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하트의 팀 우선 철학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얼마나 많은 득점을 올리든, 몇 분을 뛰든, 선발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그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28일 열리는 4차전에서도 하트는 벤치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닉스가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