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즈 10K+알론소 4타점...한파 뚫고 6연승
강풍과 한파가 몰아치는 극한의 날씨 속에서도 뉴욕 메츠가 마이애미 말린스를 10대 5로 꺾고 시즌 6연승을 달성했다. 4타점을 폭발한 '북극곰' 피트 알론소와 10개의 삼진을 뽑아낸 클레이 홈즈의 활약이 빛났다.
4월 9일(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열린 경기는 화씨 43도(섭씨 6도)에 시속 30km가 넘는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화씨 30도 중반까지 떨어졌다. 메츠 구단은 당초 오후 7시 10분으로 예정됐던 경기 시작 시간을 오후 4시 10분으로 앞당겼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했다.
"예, 춥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래서 뭐요? 우리는 유니폼을 입고 나가서 승리해야 합니다"라고 알론소는 단호하게 말했다.
날씨는 경기 양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회 말린스 선두타자 재비어 에드워즈의 타구는 단 2%의 안타 확률을 지녔지만, 강풍에 휘말려 우익수 후안 소토의 글러브를 빗나가는 안타가 됐다. 3회에는 알론소의 뜬공이 바람을 타고 외야 우측으로 향하다 뜻밖의 2루타가 되어 동점을 만들었다.
메츠는 5회와 6회에 집중 공세를 펼쳐 승부를 결정지었다. 5회 브랜든 니모의 2타점 2루타와 스탈링 마르테의 2타점 적시타로 4점을 뽑은 데 이어, 6회에는 소토가 고의4구로 걸려 만루가 된 상황에서 알론소가 3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날 메츠 선발 홈즈는 자신의 커리어 최다인 10개의 삼진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선발 전환 후 첫 승리를 거뒀다. 1회 불안한 출발 이후 5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놀라운 구위를 선보였고, 특히 4회에는 단 10개의 공으로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홈즈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기록표가 보여주는 것보다 실제 투구가 훨씬 더 좋았어요"라고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은 극찬했다. "이렇게 힘든 조건에서 10삼진을 기록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린도어도 메츠의 승리에 기여했다. 그는 1회 첫 타석에서 391피트 짜리 솔로 홈런을 터뜨려 자신의 시즌 첫 홈런과 함께 5경기 연속 선두타자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그의 통산 21번째 선두타자 홈런이자 메츠 소속으로는 3번째 선두타자 홈런이다.
소토도 3회 안타를 시작으로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개막 후 11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선수들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방한 장비를 착용했다. 프란시스코 린도어는 유니폼 안에 후드를 착용했고, 마크 비엔토스는 미식축구 선수들이 쓰는 손난로를 등 뒤에 부착했다. 후안 소토는 투수 교체 시간에 불펜으로 피신해 "투수들과 대화하는 것이 좋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건 정신력의 문제입니다. 물리적인 조건은 어쩔 수 없어요... 추위가 아니라고 자신에게 거짓말하는 게 중요해요"라고 불펜 투수 라인 스태넥은 말했다. 캔자스 출신인 그는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메츠는 10일 열리는 말린스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홈 6연전 전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