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출신 안토넬리가 실패에서 배운 5가지 교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1라운더 출신 맷 안토넬리의 자전적 글 "1라운드 실패작이 된 나, 그 경험에서 얻은 5가지 교훈"입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370308/2025/05/27/first-round-bust-lessons-learned-mlb/
나를 '실패작'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워낙 많이 들어서, 이제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나는 2006년 MLB 드래프트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17순위로 지명한 1라운드 선수였다. 2008시즌 전에는 전체 50위 안에 드는 유망주였다. 그런데 2013년, 내 프로야구 선수 생활은 끝났다.
공식적으로 '실패작' 딱지가 붙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받아들였다.
야구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기른 절제력과 정신력, 겸손함은 지금 사업가이자 코치, 아버지, 남편으로 살아가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야구에서는 원하던 결말을 얻지 못했지만, 그 좌절이 오히려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도구를 줬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물론 모든 게 순탄했던 건 아니다. 앞으로 보겠지만, 교훈을 얻고 관점을 넓히는 과정에서 꽤나 고생했다. 공황발작을 일으키며 밤을 지새우고, 모든 것을 의심하며, 정말로 글러브를 벗고 야구를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많았다.
이것이 내 첫 번째 교훈으로 이어진다.
1. 진짜 배움은 좌절할 때 온다
모든 사람이 당신을 최고라고 치켜세우고 차세대 올스타라고 말할 때는 배우는 게 별로 없다. 장담한다.
내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해였다. 2008시즌을 앞두고 파드리스 시스템 내 톱 유망주였던 나는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는데, 생애 처음으로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했다. 타격 감각을 완전히 잃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몰랐다.
4개월간 부진에 시달린 후 타격 메커니즘을 연구해서 1라운드 지명을 받게 해준 스윙을 되찾을 수 있었다. 시즌을 완전히 뒤바꿔 놨더니 파드리스가 9월에 나를 불러올렸다.
메이저리그 첫 타석에서 그렉 매덕스를 상대로 안타를 쳤다. 명예의 전당에 오를 투수 말이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10년간 올스타가 될 거야. 이거 쉽네."
그 후 23타석 연속 무안타였다.
정신적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고, 결국 메이저리그에 다시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 배웠다. 회복력과 관점을 발견했고, 성공을 다르게 정의하기 시작했다.
그 후 5년간 내 선수 생활은 극도의 희열과 처참한 좌절이 반복되는 롤러코스터였다. 마지막 시즌에는 여러 차례 수술과 좌절을 겪은 끝에 아내 로라에게 전화를 걸어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차에 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그때까지 경험한 것 중 최악의 공황발작이었다.
하지만 로라는 선수 생활 내내 여러 번 그랬듯이 "시즌만 끝내고, 그 다음에 뭘 할지 결정하라"고 격려해줬다. 그 오프시즌에 내 미래는 코칭에 있다고 결심했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사람들이 내 성공보다는 실패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공감한다는 사실이었다. 지금 내 가치는 성취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쌓은 지식과 지혜에서 나온다. 선수 생활 중 배운 것들과 어려움을 극복한 방식에서 나온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갔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됐다.
2. 정체성과 성취를 동일시하지 말라
1라운드로 지명받으면 사람들이 딱지를 붙인다. "톱 유망주", "차세대 스타", "구단의 미래". 이런 꼬리표가 자신을 규정하도록 내버려두기 쉽다.
하지만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하는 일과 동일시될 수 없다는 걸 배웠다.
3. 때로는 포기한 후에 가장 큰 성장이 온다
수년간 매달리며 노력해온 꿈을 잃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그 상실의 저편에서 실제로는 많은 것이 명확해졌다.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나서야 내가 진짜 사랑하는 건 야구라는 게임 자체라는 걸 발견했다. 내 진정한 소명이 코칭이고, 다른 사람들이 기량을 개발해 최고의 자신이 되도록 돕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4. 무언가를 놓으면 더 나은 나를 찾을 수 있다
무언가에 인생을 바치고도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낭비한 건 아니다.
자신의 일에 완전히 헌신할 수 있다. 제대로 먹고, 잘 자고, 열심히 훈련하고, 겸손하게 배울 수 있다. 그래도 목표에 못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의미 없는 일은 아니다.
실패를 통해 성공이 항상 일직선으로 오는 것도, 항상 공정한 것도 아니라는 걸 배웠다. 하지만 쏟아부은 노력은 절대 진짜로 헛되지 않는다.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기른 습관들과 그 과정에서 쌓은 회복력은 어떤 결과보다도 당신을 더 멀리 데려갈 수 있다.
5. 실패가 해방이 될 때도 있다
수년간 내가 내린 모든 결정은, 먹는 것부터 훈련 방식까지, 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되는 데 맞춰져 있었다.
부진이 시작되고 부상이 오고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무너지면서, 나는 모든 걸 고치려고 애썼다. 하지만 결국 할 수 없었다.
내 인생 전체를 구조화했던 것이 사라졌다. 15살 때부터 만들어온 나 자신의 모습을 잃었다. 하지만 가슴 아픈 일의 저편에는 예상치 못한 것이 있었다. 자유였다. 선수 생활이 끝나고 나서 오랜만에 예상치 못한 평온함을 느꼈다.
앉아서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내가 또 뭘 잘할 수 있을까? 뭘 신경 쓰고 있을까? 정말 뭘 하고 싶을까?"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좇는 것이 오랫동안 내 삶에 방향을 줬지만, 그 꿈을 잃은 것이 깊이를 줬다. '야구선수'를 넘어선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 수 있었다.
내가 겪은 경험들과 배운 교훈들은 끝나지 않는다. 지금도 같은 꿈을 좇는 젊은 선수들에게 그 교훈들을 전하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완벽할 필요 없어요. 매일 야구를 잘할 필요도 없고요. 힘들어해도 괜찮아요. 항상 결과가 중요한 건 아니에요. 과정이 중요하고, 배우는 교훈이 중요해요. 4타수 4안타를 치지 못해도 괜찮을 거예요. 결승 홈런을 내줘도 괜찮을 거예요. 괜찮을 거예요. 왜냐하면 당신은 필드에서 하는 일이나 보여주는 경기력보다 훨씬 큰 존재니까요."
지금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헤쳐나갈 수 있게 돕는 내 영향력은 선수로서 했던 그 어떤 일보다 의미 있고 보람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