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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커보커클럽/닉스 뉴스

"우릴 의심한 이들에게 할 말 없다" 브런슨, 53년 만의 닉스 우승 퍼레이드서 포효

by 그리핑 2026. 6. 19.


17년의 기다림이 끝났다. 뉴욕 닉스 팬들에게는 53년 동안 짓눌려 있던 갈증이 단숨에 씻겨 내려갔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상징인 '영웅의 협곡(Canyon of Heroes)'은 주황색과 파란색 물결로 뒤덮였다. 반세기 넘도록 우승 반지를 구경하지 못했던 도시의 한을 풀어낸 주인공들이 거리에 등장하자 1만 명의 경찰이 통제에 나설 만큼 엄청난 인파가 쏟아졌다.

닉스의 파이널 우승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열린 19일(한국 시간), 뉴욕 시청 앞 광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은 주역들은 뉴욕 시민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당당히 단상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가장 빛난 인물은 단연 파이널 MVP를 차지한 에이스 제일런 브런슨이었다.

단상에 선 브런슨은 정면에 놓인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며 그동안 쌓아둔 감정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브런슨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자신만의 의견을 떠들던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냈을 때, 그들에게는 그 어떤 말도 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그럴 자격조차 없다"라고 일갈했다. 거침없는 직설에 광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브런슨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그를 향했던 혹평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다. 2023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방송에 출연한 베키 해먼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감독은 브런슨을 두고 "우승팀을 이끌기에는 너무 작다"라며 챔피언십 팀의 1옵션 리더가 될 수 없다고 깎아내렸다. 해먼 감독은 올해 파이널 직전까지도 자신의 의견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러나 챔피언은 동부컨퍼런스의 뉴욕에서 나왔고, 1옵션 리더의 자격을 증명한 것도 브런슨이었다. 브런슨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파이널 5차전에서 홀로 45점을 폭발시키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단상에서 동료들을 돌아본 브런슨은 "우리가 진짜 해냈다"라며 감격을 표한 뒤, 코치로서 함께한 아버지 릭 브런슨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53년의 고통과 인내...눈물로 채운 영웅의 협곡

이날 퍼레이드는 뉴욕 스포츠 역사에 남을 명장면으로 가득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을 비롯해 티모시 샬라메, 벤 스틸러 등 뉴욕을 대표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패트릭 유잉, 존 스탁스, 카멜로 앤서니 등 닉스의 전설적인 은퇴 선수들도 후배들의 영광을 함께 나눴다. 특히 1970년과 1973년 우승 멤버인 클라이드 프레이저는 1952년형 크라이슬러 오픈카를 타고 퍼레이드 행렬의 선두에 섰다. 프레이저는 "당시에는 관객층이 단조로웠는데 지금은 전 세계 다양한 인종이 NBA를 따른다.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장엄한 광경"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행사의 공식 연설자로 나선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53년간 이어진 뉴욕 시민들의 고통과 인내를 위로했다. 맘다니 시장은 "5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전자제품 매장 쇼윈도의 TV로, 화재 대피소에 걸린 프로젝터 화면을 보며 숨을 죽였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아울러 샌안토니오와의 4차전 후반 한때 29점 차까지 뒤처지며 승리 확률이 0.4%까지 떨어졌던 순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의 회복탄력성을 높이 평가했다. 맘다니 시장은 "닉스는 뉴욕 시민들이 늘 해왔던 것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라며 선수들에게 뉴욕시 열쇠를 수여했다.

이번 우승은 사령탑의 교체라는 승부수가 적중한 결과이기도 하다. 닉스는 2025년 톰 티보도 전 감독을 경질한 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팀을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으로 올려놓았던 티보도 감독을 내보내고 브라운 감독을 데려온 이유는 단 하나, 우승문턱을 넘기 위해서였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엄청난 압박감을 견뎌낸 브라운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단과 팬들에게 돌렸다. 브라운 감독은 특히 시즌 중 두 달 가까이 출전하지 못하다가 플레이오프 중요한 순간에 맹활약한 조던 클락슨을 언급하며 희생정신을 치켜세웠다.

브라운 감독은 "MSG라는 상징적인 경기장에 걸어 들어가 매일 밤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우리가 지치고 경기력이 떨어졌을 때 팬들의 에너지가 우리를 고비 너머로 이끌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연설 도중 브라운 감독이 흥에 겨워 응원 구호를 외치자 마이크를 이어받은 브런슨이 "감독님에게 제발 저것 좀 하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농담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파이널 무대에서 매 경기 두 자릿수 점수 차로 뒤지면서도 이를 뒤집고 4승 1패로 챔피언에 등극한 뉴욕 닉스. 끈질기게 물어뜯는 뉴욕의 농구가 마침내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