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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MLB 뉴스

나이키, 선수들 불만 수용해 유니폼 원래대로

by 그리핑 2025. 2. 10.


나이키가 선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전면 원상복구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은 10일(현지시간) "10억 달러(1조4000억원)를 들여 시도한 나이키의 유니폼 혁신이 1년 만에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베이퍼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신형 유니폼이 선수와 팬들의 혹평 속에 퇴출당한 것이다.

신형 유니폼의 가장 큰 문제는 전통을 벗어난 '과도한 혁신' 시도였다. 가볍고 신축성 있는 소재를 적용했지만 오히려 선수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원정 유니폼의 땀 얼룩이 TV 중계에 그대로 노출됐고, 바지는 속이 비치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나이키 측은 "MLB 유니폼의 전통과 품격을 지키면서도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니폼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선수들은 달랐다. 시카고 컵스의 댄스비 스완슨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특별하고 신성한 일"이라며 "타협할 수 없는 가치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당초 "선수들이 입다 보면 마음에 들 것"이라며 나이키를 옹호했으나, 결국 입장을 바꿨다. MLB 데니스 놀런 소비자제품 수석부사장은 "선수와 팬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며 "그들의 의견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LA 다저스와 계약한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의 입단식에서 선보인 유니폼에는 이전처럼 크고 선명한 글자체가 적용됐다. MLB는 2025시즌 원정 유니폼부터 순차적으로 이전 공급업체인 매제스틱이 사용하던 두꺼운 소재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제조업체 파나틱스는 지난해 8월부터 선수 개개인의 치수를 재기 시작했다. 투수들의 투구 폼에 따른 어깨 부위 여유, 타자들의 타격 자세를 고려한 허리 라인 등 포지션별 특성까지 고려한 맞춤형 제작이 이뤄진다. 스프링트레이닝 기간에도 각 구단을 방문해 추가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스포츠 용품 업계에 '혁신의 한계'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나이키의 MLB 유니폼 공급 계약은 2029년까지 이어진다. 남은 기간 동안 나이키가 어떤 방식으로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맞출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