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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메츠 수다

슈퍼마켓 알바에서 빅리그 포수로? 헤이든 센거 스토리

by 그리핑 2025. 3. 16.

헤이든 센거(사진=뉴욕 메츠)


뉴욕 메츠의 주전 포수 프란시스코 알바레즈가 왼손 유구골 골절로 수술을 받으면서 오프시즌에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온 트리플A 포수에게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MLB.com의 앤서니 디코모 기자는 "알바레즈의 부상으로 메츠 백업 포수 루이스 토렌스가 주전으로 승격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세 명의 포수 중 한 명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1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홀푸드' 슈퍼마켓서 새벽 품팔이하던 27세 포수

그 주인공 중 한 명이 바로 헤이든 센거(27)다. 그는 지난 2년간 내슈빌 인근 '홀푸드'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이는 현대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메츠 포수 코치 글렌 셜록이 오프시즌 중 센거에게 전화했을 때, 그는 일하는 중이라며 나중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응답했다.

"왜?"라는 코치의 질문에 센거는 "일하고 있어서요"라고 대답한 뒤 슈퍼마켓 매장으로 복귀했다고 디코모 기자는 소개했다. 셜록 코치는 "그는 수비를 매우, 굉장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훈련한다"며 "아무리 잘하더라도 매일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고 평가했다.

센거는 2018년 드래프트 24라운드(현재는 폐지된 라운드)에서 메츠에 지명된 후 7년간 마이너리그를 전전해왔다. 그는 큰 계약금을 받지 못했고, 그의 월급으로는 생활이 빠듯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연봉은 최저 4,800달러(약 670만원)였으며, 노조 협상으로 2023년 상향 조정된 후에도 트리플A 최저 연봉은 35,800달러(약 5,000만원)에 불과했다.

왜 슈퍼마켓에서 일하게 됐냐는 질문에 센거는 어깨를 으쓱하며 "돈이 필요했어요"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주 4일 새벽 5시 출근, "기능적 근력 향상에 도움"

센거는 주 4일, 매일 새벽 5시경 일어나 한 시간 후 홀푸드에 출근해 정오까지 상품을 진열한다. 그는 주로 U-보트 카트에서 판매장으로 식료품을 옮기는 일을 하며, 종종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추가 근무를 하기도 한다. 몇 번은 동료들이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센거의 매니저인 TJ 샌필리포는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제가 본 최고의 직원 중 한 명"이라며 "인사하고 바로 일을 시작해서 제가 뭐라고 할 필요가 없다. 6시간 근무하는데 10시간 일한 것 같은 성과를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센거에게 가장 도전적인 작업은 40파운드(약 18kg) 이상 나가는 대형 생수통을 진열하는 일이다. 이를 선반에 올리고 나면 땀을 흘리게 된다. "애플워치로 보면 매일 오전 10시쯤이면 거의 칼로리 목표를 달성해요. 이건 기능적 근력 훈련이나 마찬가지죠"라고 센거는 설명했다.

근무가 끝나면 센거는 체육관이나 배팅 케이지로 향해 더 전문적인 운동을 한 뒤 집으로 돌아간다. 그가 홀푸드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저녁 시간에 아내와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청소년 야구 강사와 같은 일반적인 오프시즌 일자리를 선택했다면 아내와 보낼 시간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일급 440만원... "메이저리그 올라가도 아르바이트 계속할지 미정"

야구계에서 센거의 이야기가 독특한 점은 그가 부업을 갖고 있거나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센거가 이 모든 것을 겪으면서도 갑자기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알바레스의 부상으로 개막전에 결장하게 되면서 백업 포수 토렌스가 승격되었고, 이로 인해 세 명의 유망주(잭슨 리츠, 크리스 윌리엄스, 센거) 중 한 명에게 로스터 자리가 생겼다.

리츠는 메츠가 지난 오프시즌 초에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영입한 선수로, 이 그룹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다. 또 다른 마이너리그 영입인 윌리엄스는 세 명 중 가장 공격력이 좋은 선수다.

하지만 센거는 여러 스카우트가 최고 수준이라고 칭찬한 수비 능력이라는 자신만의 장점을 갖고 있다. 그의 송구와 프레이밍은 모두 평균보다 크게 뛰어나다. 또한 그는 볼 블로킹도 탁월하게 잘한다. 메츠 조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덕분에 센거는 팀 내 다른 어떤 포수보다 메츠 투수들에 대한 많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센거가 메츠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한다면, 그는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의 일할 계산된 금액인 일당 4,400달러(약 616만원)를 받게 된다. 이는 그가 메이저리그에 머무는 동안 받게 될 금액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게 된다면 부업을 그만둘 것이냐는 질문에 센거는 망설였다. 그가 스프링 트레이닝을 떠나기 전, 그의 매니저 샌필리포는 언제든지 홀푸드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저는 꽤 미신을 믿는 편이에요"라고 센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보스에게 제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도 돌아올 수 있다고 했지만, 약속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그건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