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 아쿠냐, 2루수 베이티? 메츠의 포지션 실험

뉴욕 메츠가 5일(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스프링트레이닝 경기에서 1대 6으로 패배했다. 이번 경기는 개막 로스터 확정을 앞두고 진행 중인 선발 경쟁과 유망주들의 포지션 다변화 시도가 주목을 받았다.

타일러 메길은 이날 메츠의 선발로 나서 2이닝 동안 2안타 1실점 2탈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 1회 초 26개의 공을 소모하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위기를 잘 넘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내주고 1사 후 안타로 1실점했지만, 이후 4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총 47개의 공을 던졌고 이 중 31개가 스트라이크였다.

메길은 현재 폴 블랙번, 그리핀 캐닝과 함께 5선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션 마나에아와 프랭키 몬타스의 부상으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겼으나, 메길은 블랙번과 캐닝과 달리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있어 시즌 초반 트리플A 행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보여주는 안정적인 피칭이 계속된다면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경기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포인트는 유망주들의 포지션 다변화 시도였다. 메츠의 내야 유망주 브렛 베이티는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처음으로 2루수 자리에 출전했다. 베이티는 6회 호세 페르민의 타구를 자신의 왼쪽으로 몇 걸음 이동해 처리했고, 7회에도 자신을 향해 직접 날아온 땅볼을 무난히 처리하며 2개의 수비 기회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타석에서도 베이티는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하며 이번 스프링트레이닝 OPS 1.333의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갔다. 주 포지션인 3루수뿐만 아니라 2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다면 베이티의 26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루이상헬 아쿠냐 역시 프로 경력 처음으로 3루수에 도전했다. 1회에는 파울 플라이를 잡아냈고, 6회에는 3루와 홈 플레이트 사이, 그리고 3루와 2루 사이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런다운 플레이에 참여했다. 7회에는 자신의 우측으로 타구가 날아오자 달려가 잡은 후 달리면서 1루로 송구해 아웃을 잡아내는 인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아쿠냐는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은 개막 로스터 경쟁에서 그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베이티와 아쿠냐는 모두 메이저리그 캠프에 남아 26인 로스터의 벤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불펜에서는 라인 스태넥과 리드 가렛이 각각 1이닝 퍼펙트 투구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스태넥은 98마일(약 158km/h)의 강속구를 앞세워 단 12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마지막 타자는 프란시스코 알바레즈가 볼로 판정된 공에 대해 스트라이크를 요청해 다시 스트라이크로 바뀐 후 삼진으로 처리됐다.

가렛 역시 97마일(약 156km/h)의 속구로 1이닝을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마지막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불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메츠의 유일한 득점은 베이티가 올렸으며, 프란시스코 알바레즈는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 라이언 헬슬리를 상대로 첫 번째 공에 우익수 앞 안타를 기록했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은 경기 후 "이번 시범경기는 선수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라며 "베이티와 아쿠냐 모두 새로운 포지션에서 좋은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 로스터 구성에 있어 이러한 유연성은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