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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제프 파산의 기사 'MLB의 투수 부상 연구에서 본 5가지 핵심 시사점'입니다. MLB가 발표한 62페이지 분량의 투수 부상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스포츠 과학의 발전이 투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이끌었지만, 동시에 전례 없는 부상 위험을 초래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MLB의 기대작이었던 투수 부상 보고서, 리그는 62페이지의 대부분을 새로운 발견보다는 기존 내용 정리에 할애했다. 이는 의도된 것이다. MLB는 투수들의 잇따른 팔 부상 문제를 시급히 다루기 위해 스포츠 과학의 한계와 나아갈 방향을 심도 있게 연구하는 대신, 즉각적인 대응을 선택했다. 이번 보고서는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문자 그대로 '팔 부상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 호소문'인 셈이다.
지난 1년간 MLB 관계자들은 200명 이상의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다. 투수 코치, 트레이너, 은퇴 선수 등 통찰이나 지혜를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이들과 접촉했다. MLB는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오랫동안 제기됐던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피치클락이 팔 부상 급증의 원인인가? (그렇다는 증거는 없다.) 투수들이 공을 더 잘 잡기 위해 사용하는 이물질 제한은 어떤가? (아직 불분명하나, 그립감의 중요성을 강조한 보고서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일부 투수들에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팔 부상이 MLB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 야구, 유소년 야구, 국제대회 등 야구계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문제다. 이는 한 권의 책으로 다뤄야 할 만큼 복잡하고 미묘한 사안이며, 실제로 나는 12년 전 이를 시도했다. 리그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이거다' 하는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야구계가 투수들에게 팔 부상을 유발하는 투구 방식을 요구하는 모순적 상황과, 이로 인한 부작용이 예견됐다는 점만은 분명했다. '디 암(The Arm)'이 출간된 지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거의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팔 부상은 더 심각해졌다.
이번 보고서는 문제의 체계적 접근을 위한 기초 작업이다. MLB가 최상위 정책 결정자로서 위기의식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10년간 모든 레벨의 야구가 근본적 변화를 이루기를 지향하는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다. 최소한 이 문제가 리그의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MLB가 향후 계획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보고서에서 도출할 수 있는 주요 시사점들은 분명하다.
시즌 초반 부상 급증 현상, MLB 구단들의 중요 리스크로 대두
화요일 임원진과 구단 의료진에게 보낸 메모에서 MLB는 연구의 다음 단계를 제시했다: "비시즌 훈련 체계와 시즌 초반 투구 부담에 대한 상세한 조사"
스프링트레이닝과 개막일 사이의 부상자 명단 등재가 최근 2년간 급격히 증가했다. 이전 5년간 80건을 넘지 않던 것이 2023년에는 100건에 육박했고, 작년에는 110건을 넘어섰다. 스프링트레이닝 소집까지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수들의 비시즌 훈련 방식이 구단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요즘 투수들은 애리조나와 플로리다의 스프링캠프에 즉시 실전 투입 가능한 100% 몸 상태로 합류하려 한다. 휴식기여야 할 비시즌에 그들은 가용한 기술을 활용해 현재 구종을 완성하고 새로운 구종을 습득하느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 캠프 초반부터 자신의 '구위'를 과시하려 하면서, 풀시즌 완주보다는 스프링캠프의 수치에 집착한다. 한편 스프링트레이닝에서의 투구 부담은 오히려 감소했는데도, 투수들은 캠프 기간을 몸 상태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준비 기간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보고서는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중 투구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는, 의도는 좋았으나 시즌 초반과 스프링트레이닝 중의 부상 증가와 맞물려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투수들이 시즌이 시작되면서 겪게 되는 급격한 투구 강도와 부담의 증가로 인해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고 결론 내린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려면 선수, 트레이너, 구단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려면 수년간의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다. 팔 부상의 까다로운 점이 바로 이것이다: 데이터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설명에 이르기 어렵다. 팔 부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수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MLB 보고서 분석: 투수 팔 부상의 핵심 원인은 구속·회전력 향상 추구와 극한의 전력투구
팔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현대식 투구 방식이 팔 건강과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안다. 구단들은 선수를 드래프트하고, 승격시키고, 최종적으로 로스터에 유지할 선수를 선택할 때 구속과 회전력을 중시한다. 만약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더 나은 커리어로 이어진다면, 투수들은 그에 맞춰 행동을 조정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도 변화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구속에서 시작된다.
"부상 위험과의 직접적 상관관계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MLB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2008년 시속 91.3마일에서 올해 94.2마일로 급증했다. 투수들이 구속을 추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기력 향상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수치화와 습득이 가능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구속 향상에 초점을 맞춘 사설 훈련 시설들이 급증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나아가 보고서는 부상 증가의 원인으로 "'스터프'(구종의 수평 및 수직 무브먼트, 회전수 등을 포함한 복합적 특성)의 최적화 추구"와 "경기 상황은 물론 경기 외 상황에서도 전력투구에 집중하는 현대 투수들의 성향"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MLB 구단들이 이러한 몸에 해로운 행태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이에 맞춰 대응해 왔다고 지적한다. 더 많은 구단이 팔 부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대신 로스터 운영의 유연성을 추구하며 투수를 돌려막는 방식을 택했다. 최근 4년간 각 팀이 시즌당 평균 32명 이상의 투수를 기용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2010년 22.8명, 2000년 22.5명, 1990년 20명, 1980년 15.1명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테크놀로지가 게임을 지배하고 있다
보고서는 구속, 회전력, 전력투구와 더불어 '팔꿈치 부상의 러시모어산'에 새겨넣을 만한 요인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테크놀로지의 역할을 암시적으로, 때로는 명시적으로 언급한다. 이는 야구에서의 테크놀로지가 본질적으로 해롭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많은 면에서 게임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한 트레이너의 인용문은 현대 투수들이 훈련받는 환경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들은 에저트로닉과 트랙맨을 보며 거기에 매달립니다. '수치가 어떻게 나왔죠? 제 터널링은 어떤가요?'라고 묻죠. 저는 이게 치명적이라고 봅니다. '그립을 잡고 던지라'고만 주문했는데, 돌아서서 '제 공의 캐리는 어땠어요? 수직무브먼트 얼마나 나왔어요?'라고 묻고 있으니까요."
먼저, 몇 가지 용어 설명이 필요하다. 에저트로닉 카메라는 초고속 영상을 촬영해 투수가 공을 쥐는 그립과 원하는 회전의 상관관계를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트랙맨은 레이더 시스템으로 공의 궤적을 추적하고 구속과 회전을 측정한다. 터널링은 서로 다른 구종을 동일한 릴리스 포인트에서 던져 타자의 분간을 어렵게 만드는 기술이다. 캐리는 순수한 백스핀으로 인해 중력의 영향을 덜 받아 '떠 있는 듯한' 환상을 주는 패스트볼을 의미한다.
오늘날 어떤 수준에서든 경쟁력 있는 투수가 되려면 이러한 전문 용어에 능통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투수들이 배우는 내용이다. 기술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수치로 발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신세대 투수들은 이를 전적으로 수용한다.
이는 성과 추적 데이터를 도구가 아닌 절대적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투수들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탓할 수 있겠는가? 구단이 투수를 영입할 때 가장 먼저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이 데이터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수들이 어떻게든 이 수치들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잘못된 인센티브가 야기한 또 하나의 부작용일 뿐이다.
마이너리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투수 육성에 실패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메이저리그 선발의 약 55%, 마이너리그 선발의 50% 이상이 5일 이하의 휴식으로 등판했다. 2024년에는 이 비율이 메이저리그에서 약 3분의 1로, 마이너리그에서는 겨우 10%로 떨어졌다. 같은 추세가 불펜 투수들에게도 적용된다.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들은 약 16%의 경우 연투를 소화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그 비율이 2%에 불과하다. 지난 20년간 메이저리그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선발 등판 비율이 85%에서 70%로 떨어진 이유가 궁금한가? 같은 기간 마이너리그에서 이 비율이 70%에서 40% 미만으로 급감한 것을 보면 답을 알 수 있다.
대체로 젊은 선수들은 더 이상 메이저리그 구단이 요구하는 일을 하도록 훈련받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훈련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5이닝 정도만 전력 투구하도록 훈련받은 투수에게 긴 이닝을 소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연투 경험이 전무한 불펜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이를 소화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들에게 이것이 필수 역량이라고 알려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선발투수의 가치는 점점 더 저평가되고 있다. 광속구를 던지는 불펜 투수가 끊임없이 공급되고,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며, '세 바퀴 법칙'(동일 타자와 세 번째 상대할 시 타자 유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선발투수의 점진적 쇠퇴가 가속화됐고, 이는 리그의 큰 불만 사항이 되고 있다.
"선발투수들은 더 이상 시즌 전체에 걸친 이닝 소화력을 입증해야 할 동기를 갖지 못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구단들이 그 어느 때보다 불펜 투수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그들은 매우 제한된 시간 동안 최대한의 성과를 추구하게 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더 큰 부상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투수들이 최대 강도의 투구 대신 내구성을 우선시하도록 만들기 위해 규칙 변경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아마도 리그가 가장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규칙 변경은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의 이동을 제한하고 팀당 투수 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선발투수들이 삼진과 구위보다는 이닝 소화에 집중하게 만들 것이다. 구단과 선수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리그가 현대 투구 이론의 결과가 "경기의 질에 눈에 띄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변화를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발언이다.
아마추어 야구에 미치는 영향의 위험성
보고서에서 가장 충격적인 그래프는 33페이지에 있다. 미국 최대 유소년 야구 회사인 퍼펙트게임이 전국의 우수한 고교 3학년 선수들을 스카우트 앞에서 평가하는 '퍼펙트게임 내셔널 쇼케이스' 관련 11년간의 데이터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시속 95마일 이상을 던진 투수가 각각 5명이었다. 이후 3년간은 7명, 6명, 3명, 8명이었다. 2020년에는 두 배로 늘어난 16명을 기록했다. 그 이후로는 다시 두 배 이상 늘어나 36명에 이르렀다.
고교 선수들은 단순히 대학 진학을 위해 필요한 것을 하고 있을 뿐이다. 대학은 드래프트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그리고 드래프트된 선수들은 빅리그로 승격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하고 있다. 모든 것이 메이저리그로부터 시작해 아래로 흘러내린다. 만약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트랙맨과 랩소도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이들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여행팀(미국 아마추어 야구의 특수한 형태. 정규 학교나 지역 리그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사설 엘리트 팀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대회와 쇼케이스에 참가) 운영자들의 연중 경기 참가 독려, 제대로 된 관리 없이 잘못 시행되는 웨이트볼 프로그램, 의료 전문가 패널이 권고한 피치스마트 가이드라인의 노골적인 무시가 더해지면서,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이미 망가진 채로 MLB 시스템에 들어오고 있다. 20년 전에는 드래프트된 투수들 중 5% 미만이 던지는 쪽 팔꿈치의 척골부인대 재건수술(일명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그 비율이 3분의 1을 넘어섰다.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팔 부상의 위험은 연중 여행 야구와 쇼케이스를 선호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무시되어 왔다(이는 아마추어 야구의 오랜 우려사항이며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본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실제로 상위 레벨의 아마추어 선수들은 연중 내내 강도 높은 투구 일정을 소화하며, 이는 미래의 부상 위험을 크게 높인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유소년 및 아마추어 육성 모델이 모든 수준에서의 투수 부상 증가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고 제기하지만, 우리는 투수 건강 개선을 위해서는 프로 레벨의 인센티브 조정과 아마추어 야구의 변화가 모두 필요하다고 결론 내린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권고사항은 자제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유소년 야구에 대해서만큼은 예외적으로 명확한 제언을 담았다. 피치스마트 가이드라인의 허점을 보완하고, 참가 대회와 리그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며, 교육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더 나아가 비시즌 중 선수들의 적절한 휴식과 회복을 보장하기 위해, 프로 스카우트들의 선수 평가 금지 기간을 설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제 야구계 전체가 하나로 모여야 할 시점이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해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야구의 미래를 위해서다. 팔 부상 문제는 한 번의 조치로 해결될 수 없다. 너무나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기에, 해답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진전을 확인하려면 수년이 걸리겠지만, MLB의 이번 보고서가 시작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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