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enthal: 도루왕 리키 헨더슨이 남긴 불멸의 유산

켄 로젠탈의 칼럼 'MLB 전설의 도루왕 헨더슨, 기록과 개성으로 남긴 불멸의 유산'입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011382/2024/12/21/rickey-henderson-man-of-steal/

리키 헨더슨의 수많은 MLB 업적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MLB 네트워크의 해설위원이자 전 메이저리거인 해롤드 레이놀즈가 들려준 이야기다. 이 일화는 시간이 흘러도 생생하다.

1987년,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하던 헨더슨은 뉴욕 양키스에서 95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해 시애틀 매리너스의 레이놀즈는 60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도루왕에 올랐다. 이는 1980년부터 1991년 사이 헨더슨이 유일하게 도루왕 타이틀을 놓친 시즌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집에 있는데 전화가 왔어요. '헨더슨이야'라고 말하더군요. 그는 항상 자신을 3인칭으로 불렀죠"라고 레이놀즈는 2019년 댄 패트릭 쇼에서 회상했다. "'안녕, 리키'라고 했더니, '부끄럽지도 않냐'라고 하더군요. '무슨 말이야?'라고 물었죠. 그러자 '60도루라니, 리키는 올스타전 전에 60도루를 했다고'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이 일화는 자랑스럽고 화려하면서도 진실된 헨더슨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MLB 역대 최고 선수 순위를 놓고 논쟁할 수 있다. 5위? 10위? 20위? 하지만 그가 야구 역사상 가장 위협적인 도루 능력을 보유한 선수였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금요일 별세한 헨더슨의 죽음은 오클랜드 야구의 전설적 유산에 또 다른 상처를 남겼고, 어떤 면에서는 가장 큰 손실이다. 그는 25년 커리어 동안 9개 구단을 거쳤지만, 고향팀인 오클랜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14시즌을 보내며 가장 큰 족적을 남겼다.

오클랜드는 3개월 전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지만, 누구도 이 도시의 풍부한 야구 역사를 지울 수는 없다. 고인이 된 프랭크 로빈슨도 오클랜드 출신이었고, 명예의 전당 멤버 조 모건도 마찬가지다. 커트 플러드, 지미 롤린스, 데이브 스튜어트, 돈트렐 윌리스도 오클랜드가 배출했다. 그리고 여기에 리키가 있었다.

1979년 데뷔 순간부터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전율적인 선수였다. 그러나 출루율 0.401, 10차례 올스타 선정, 2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등 놀라운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도루의 사나이'(Man of Steal)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헨더슨은 1,406도루라는 기록으로 은퇴했다. 1980년 첫 풀타임 시즌에 100도루를 기록하며 타이 콥의 65년된 아메리칸리그 기록을 깼고, 1982년에는 130도루로 루 브록의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갈아치웠다. 39세라는 놀라운 나이에도 66도루로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랐다.

만약 2023년 MLB가 도입한 새로운 규칙(한 타석당 최대 3회의 견제 또는 픽오프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로 1-2루, 2-3루 간 거리가 4.5인치 줄어듦)이 그의 시대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헨더슨의 통산 도루 기록은 어디까지 늘어났을까?

실제로 헨더슨은 이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2023년 3월 디 애슬레틱의 브리타니 기롤리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1,600개나 1,700개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겸손한 평가였을 수 있다. MLB의 도루 기록은 2022년 대비 2023년에 41% 증가했고, 2024년에는 다시 3% 더 상승했다. 단순 계산만 해도 헨더슨의 통산 도루가 41% 증가했다면 거의 2,000개에 달했을 것이다.

헨더슨이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리키는 더 큰 베이스가 필요 없었다. 리키는 견제 제한 규칙이 필요 없었다. 그리고 리키는 분명 어떤 도움도 필요 없었다.

야구계가 이 빛나는 스타를 추모하는 지금, 헨더슨이 레이놀즈에게 했던 메시지를 현재에 맞춰 재해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도루왕 엘리 델라 크루즈(67도루)와 아메리칸리그 도루왕 호세 카바예로(44도루)는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규칙 하에서라면, '도루의 사나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리키는 그 기록들을 가볍게 갈아치웠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