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 25년 만의 컨파에서 '레지 밀러의 악몽' 재현...충격의 역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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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닉스가 25년 만에 맞은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닉스는 22일(한국시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2025 NBA 플레이오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에서 4쿼터 종료 2분 51초를 남기고 14점차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극적으로 역전당해 연장 끝 135대 138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1990년대 레지 밀러가 닉스를 상대로 펼쳤던 전설적인 클러치 퍼포먼스를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결말로 끝났다. 타이리스 할리버튼이 정규시간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고, 아론 네스미스가 4쿼터 막판 5분간 6개의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17점 차이를 극복하는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특히 할리버튼의 마지막 슛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4쿼터 종료 7.3초를 남기고 2점차로 뒤지던 상황에서 할리버튼은 코트 전체를 달려 3점라인 안쪽으로 돌파한 뒤 다시 밖으로 나와 던진 슛을 성공시켰다. 공은 림 뒤쪽에 맞아 하늘 높이 튀어 오른 뒤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 갔고, 할리버튼은 순간 1994년 레지 밀러가 스파이크 리를 향해 했던 초크 사인을 흉내 내기도 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할리버튼의 발가락이 3점라인을 밟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2점으로 처리됐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도 접전이 이어졌지만 앤드류 넴하드가 연장전에서 7점을 추가하며 페이서스가 최종 승리를 가져갔다.

닉스의 에이스 제일런 브런슨은 이날 43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4쿼터 초반 5파울로 벤치에 앉으면서 팀이 결정적 순간에 주축을 잃었다. 브런슨이 빠진 10분 5초 동안 닉스는 오히려 14-0 런을 펼치며 16점차까지 벌렸지만, 이후 페이서스의 무서운 추격이 시작됐다.

칼앤서니 타운스는 35점 12리바운드로 브런슨을 도왔지만 연장전 마지막 순간 동점 3점슛을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OG 아누노비와 미칼 브리지스도 각각 16점을 올렸으나 페이서스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페이서스에서는 할리버튼이 31점 11어시스트, 네스미스가 30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네스미스는 4쿼터 잔여 4분 55초부터 6개의 3점슛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15점차를 뒤집는 기적을 연출했다. 파스칼 시아캄은 17점에 그쳤지만 클리블랜드전보다 까다로운 수비에 직면했음에도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번 역전승으로 페이서스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밀워키, 클리블랜드에 이어 세 번째 극적인 4쿼터 컴백승을 기록했다. 톰 티보도 닉스 감독은 "터닝오버와 수비 리바운드 컨트롤이 핵심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실패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닉스는 이날 15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페이서스에게 27점을 내줬고, 페이서스의 7개 턴오버로부터는 겨우 4점만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연장전에서만 3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결정적 순간에 집중력이 흔들렸다.

1999-2000시즌 이후 25년 만에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 닉스로서는 홈에서의 첫 경기를 이런 식으로 내줘 큰 타격을 입었다. 무엇보다 4쿼터 막판까지 승리가 확실시됐던 상황에서의 역전패는 선수들의 멘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페이서스는 1994년과 1995년 연속으로 닉스를 상대로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극적인 승부를 펼쳤던 레지 밀러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밀러는 1994년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 4쿼터에만 25점을 올려 닉스를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꺾었고, 1995년에는 9초 만에 8점을 올리며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닉스를 역전시킨 바 있다.

시리즈는 이제 2차전으로 이어진다. 닉스으로서는 홈 경기에서 분위기를 되찾아야 하는 중요한 고비를 맞았다. 페이서스가 보여준 끈질긴 추격력과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을 고려할 때, 닉스는 더욱 치밀한 경기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