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루 전문가이자 최고의 1번타자로 평가받는 리키 헨더슨이 22일(한국시간) 6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헨더슨은 25년의 선수 생활 동안 통산 도루 1406개를 기록하며 이전 기록(루 브록, 938개)을 468개나 경신했다.
애슬레틱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헨더슨은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그의 기록들은 영원히 야구의 정상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헨더슨의 도루 기록은 현대 야구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현역 선수 중 최다 도루 기록 보유자인 스탈링 마르테의 354개와 비교하면 1000개 이상의 차이가 난다. 통산 도루 2위인 루 브록과도 468개 차이가 나는데, 이는 현역 선수 대부분의 통산 도루보다 많은 수치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여러 세대의 야구 팬들에게 헨더슨은 도루와 리드오프 히팅의 '황금 기준'이었다"며 "최근 우리가 야구 규칙을 개정할 때도 헨더슨의 시대를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헨더슨의 도루 능력은 1980년부터 빛을 발했다. 첫 풀타임 시즌이던 이해에 그는 타이 콥이 보유하고 있던 아메리칸리그 도루 기록(96개)을 넘어서며 100도루를 달성했다. 1982년에는 단일 시즌 최다 도루인 130개를 기록했고, 통산 12차례나 도루 1위에 올랐다. 특히 7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는 대기록도 남겼다.
39세였던 1998년 시즌에는 66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도루왕에 오른 최고령 선수가 됐다. 이는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나이를 잊은 채 꾸준히 유지됐음을 보여준다.
헨더슨은 최근까지도 자신의 도루 기록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2023년 3월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규칙(베이스 크기 확대, 베이스 간 거리 축소, 투수 견제 제한)이 있었다면 1600개나 1700개는 훔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1번타자로서의 능력도 탁월했다. 통산 타율 0.279, 출루율 0.401을 기록했고, 297홈런도 때려냈다. 특히 리드오프 홈런 81개는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이다. 또한 통산 2295득점은 타이 콥의 기록을 50개 앞선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이다.
레지 잭슨 명예의 전당 멤버는 "리키는 단순히 위대한 선수가 아니었다"며 "그는 역사상 톱10, 톱12 안에 드는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데이브 윈필드 명예의 전당 멤버도 "그는 내가 함께 뛴 선수들 중 최고 중 한 명이었고, 분명 야구 역사상 최고의 1번타자였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의 전 단장이자 현재 자문위원인 빌리 빈은 "리키는 팀메이트이자 경쟁자였고, 결국에는 친구가 됐다"며 "그는 역대 최고의 오클랜드 선수였고, 전 세계 야구 팬들은 그를 그렇게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산 3081경기(역대 4위)에 출전한 헨더슨은 타석 수(13346타석)에서도 4위에 올랐다. 볼넷(2190개)과 고의 볼넷(2129개)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헨더슨은 2009년 첫 자격에서 94.8%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의 부인 파멜라는 "리키는 정직하게 살았고, 야구에 대한 사랑은 그 무엇보다 컸다"며 "이제 그는 주님과 함께 평화롭게 쉬면서 자신의 놀라운 순간들과 업적을 소중히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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