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이 15일(현지시간) "시애틀이 NBA 팀 유치를 위한 마지막 관문에 섰다"는 제목의 심층 기사를 통해 슈퍼소닉스의 복귀 가능성을 분석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5838058/2024/11/15/nba-expansion-seattle-supersonics/
◇"마이크로소프트와 펄잼이 있던 곳... NBA도 있어야 완성"
2008년 슈퍼소닉스가 오클라호마시티로 이전했을 때, 브렌트 배리는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 당시 샌안토니오 스퍼스 선수였던 그는 시애틀에서 보낸 5시즌의 추억을 시에 담았다. "키 아레나에서 뛰고, 퀸 앤 힐에 살았지. 경기 후엔 쇼티스에서 핀볼 치고, 레드 밀스에서 햄버거도 먹었어..."
16년이 지난 지금도 시내 '심플리 시애틀' 매장에는 데틀레프 슈렘프부터 게리 페이튼, 레이 앨런, 케빈 듀란트까지 슈퍼소닉스 레전드들의 유니폼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뉴질랜드, 런던 등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고 케이트 완슬리 매장 매니저는 말했다.
◇"이번엔 다르다"... NBA 커미셔너 확장 시사에 기대감
지난 9월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가 이번 시즌 중 NBA 확장을 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애틀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슈퍼소닉스를 이끌었던 조지 칼 전 감독은 "시애틀에 팀을 돌려줘야 한다는 너무나 많은 이유가 있다"며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애틀은 이미 한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2013년 새크라멘토 킹스의 시애틀 이전이 NBA 구단주 투표에서 22-8로 부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데일 엘리스 전 슈퍼소닉스 선수는 "이제 시애틀과 라스베이거스에 새 팀이 생길 것"이라며 "공식 발표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1990년대 시애틀의 전성기... "도시 전체가 리듬을 탔다"
1990년대 시애틀은 마법 같은 시기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급성장했고, 너바나, 펄잼, 앨리스 인 체인스, 사운드가든 등 시애틀 출신 밴드들이 그런지 음악을 이끌었다. 영화 '싱글즈'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개봉했고, 켄 그리피 주니어는 슈퍼스타였다.
"도시가 꽃피고, 음악이 꽃피고, 도시가 성장하고 있었다"고 칼 전 감독은 회상했다. "매리너스도 잘 나갔고... 모든 것이 리듬을 타고 있었다. 시애틀이 멋진 곳이라는 리듬이었다. 펄잼,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볼머... 그리고 우리(소닉스)도 잘 나갔다. 불행히도 마이클(조던)이 리그에 있었지만."
◇"선수들은 도시의 일부였다"... 특별했던 팬들과의 유대감
시애틀의 특별함은 선수들과 지역사회의 끈끈한 유대에 있었다. 22년간 슈퍼소닉스 경기를 중계했던 케빈 칼라브로는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기의 첨단 기술, 대단한 음악 현장, 그리고 전성기의 소닉스가 한데 어우러졌다"며 "펄잼의 제프 어먼트가 항상 코트 사이드에 있었고, 에디 베더도 자주 왔다"고 회상했다.
"선수들은 그저 경기장에만 있는 존재가 아니었죠. 벨뷰 스퀘어에서 네이트 맥밀런과 샘 퍼킨스를 만나고, 매장에서 켐프와 게리를 보고, 여기저기서 데이나 배로스나 슈렘프를 마주치곤 했어요." 완슬리 매니저의 말처럼, 선수들은 일상 속에서 팬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NHL 크라켄의 성공이 희망으로... "NBA급 경기장 확보"
시애틀은 이전에도 NBA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적이 있었다. 2013년 킹스 영입 시도는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NHL 시애틀 크라켄의 홈구장인 클라이밋 플레지 아레나의 존재다.
1986년부터 1994년까지 슈퍼소닉스의 사장 겸 단장을 지낸 밥 위싯은 "지난 수년간 매주 소닉스나 NBA, 또는 우리가 어떻게 팀을 잃게 됐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아왔다"며 "항상 답했던 것은 NBA급 시설이 없으면 시애틀은 팀 유치를 고려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제 클라이밋 플레지 아레나로 그 큰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시애틀의 DNA에는 농구가 있다"... 지역 출신 스타들의 목소리
시애틀이 다른 도시와 다른 점은 전직 선수들과 코치진이 적극적으로 팀 부활을 위해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NBA 팀을 잃은 밴쿠버, 샌디에이고, 캔자스시티 중 어느 도시도 시애틀처럼 전직 선수들이 복귀 운동을 펼치는 경우는 없었다.
"시애틀은 내 일부예요. 나는 이곳에서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했죠." 슈퍼소닉스에서 9시즌을 보낸 래셔드 루이스의 말이다. 시애틀은 브랜던 로이, 제이슨 테리, 자말 크로포드, 파올로 반체로, 디존테 머레이 등 수많은 NBA 선수를 배출했다.
◇"20년간 르브론을 보지 못한 아이들"... 농구 도시의 우울한 현실
"어떻게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까요? 직접 눈앞에서 보지 않고서는?" 브렌트 배리의 질문이다. "내가 어렸을 때 골든스테이트 경기에서 크리스 멀린, 팀 하더웨이, 미치 리치먼드를 보지 못했다면, 내 농구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 얼마나 줄어들었을까요? 사인 한 장, 추억 하나가 주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시애틀의 아이들은 지난 20년간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르브론 제임스의 경기를 단 한 번도 자신들의 도시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20년간의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이 그런 공동체, 그런 환경, 그런 경험을 갖지 못했다는 것... 이건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지난달 클라이밋 플레지 아레나에서 열린 LA 클리퍼스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시범경기는 18,000석이 매진됐다.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죠"라고 포틀랜드의 챈시 빌럽스 감독은 말했다. "이곳은 분명히 매력적인 도시이고, 사람들이 사랑하는 시장이에요... 가장 이치에 맞는 선택입니다. 이미 성공했던 시장이니까요. 우리는 그저 기다리면 됩니다."
시애틀 NBA 팬스를 이끄는 부동산 투자가 브라이언 로빈슨은 250명의 지역사회 리더와 50명의 CEO들이 이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는 아무도 '안 된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커미셔너의 태도 변화를 보고 있고, 그 길을 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일의 일부가 되길 원합니다."
배리가 16년 전 쓴 시의 마지막 구절처럼, 시애틀은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커지는 법 / 우리가 걸고 있는 모든 것을 위해, 구름은 걷히리라 / 그리고 우리는 다시 보게 되리라 녹색과 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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