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다니엘 브라운 기자는 5일(현지시간) 픽사 애니메이션의 신작 시리즈 '모두의 리그: 이기거나 지거나(Win or Lose)'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정신이 깊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169909/2025/03/05/oakland-as-pixar-mlb-win-or-lose/
지난 2월 19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이 시리즈는 녹색과 골드색 유니폼을 입은 청소년 소프트볼 팀 '피클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소프트볼 경기를 배경으로 선수들과 코치, 학부모, 심지어 심판의 개인적 삶과 정신 건강을 탐구하는 내용이지만, 곳곳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대한 오마주가 숨어 있다.
시리즈 제작자 데이비드 랠리는 "피클스 팀의 색상과 분위기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대한 오마주"라고 밝혔으며, 공동 제작자 캐리 홉슨은 "녹색과 골드색을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냐"며 애슬레틱스 컬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우연이 아니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56년 동안 오클랜드에 위치했다가 최근 웨스트 새크라멘토로 이전한 애슬레틱스의 옛 홈구장에서 불과 16km 떨어져 있다. 시리즈에 참여한 많은 스태프들이 이스트 베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지역적 정서가 작품에 자연스럽게 반영되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픽사 스튜디오 본부가 위치한 부지가 1913년 4월 10일 퍼시픽 코스트 리그의 오클랜드 오크스가 처음 경기를 펼쳤던 장소라는 역사적 배경이다. 이를 기념하여 픽사 캠퍼스에는 1916년 오크스에서 활약한 최초의 흑인 프로 야구 선수 지미 클랙스턴의 이름을 딴 라운지가 있다.
시리즈에서 피클스 팀이 위치한 가상의 도시 '픽스 밸리'는 버클리와 밸레호 등 이스트 베이 지역에서 영감을 받았다. 제작진은 지역 내 여러 야구장과 소프트볼 경기장을 둘러보며 "투박하고 불완전하지만 사랑이 담긴" 분위기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
공동 제작자 마이클 예이츠는 이 작품을 "픽사의 '머니볼'"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는 적은 예산과 블루칼라 정신으로 경쟁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작품 속 코치 댄 역할을 맡은 배우 윌 포르테 또한 알라메다 출신으로 애슬레틱스와 레이더스의 오랜 팬이다.
이는 픽사 작품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향한 첫 오마주가 아니다. '토이 스토리 4'에는 리키 헨더슨 인형이 등장한 바 있으며, 이는 오클랜드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나 애슬레틱스 경기를 보며 자란 아카데미상 수상 제작자 조나스 리베라의 영향이다.
브라운 기자는 "작품에서 애슬레틱스의 영향을 발견하기 위해 주의 깊게 봐야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분명 의도적"이라며 "옛 콜로세움 외야석에서 울려 퍼지던 꾸준한 드럼 소리처럼 이스트 베이의 영향력은 과거 애슬레틱스의 아웃사이더 정신에 대한 찬사"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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