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슬레틱스가 라스베이거스 이전을 앞두고 3년간의 더부살이를 시작하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릭 기자는 57년 역사의 오클랜드를 떠나 새크라멘토로 이전하는 애슬레틱스(이하 A's)의 새 출발을 조명했다. 3월 31일부터 최소 3년간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에서 홈경기를 치르게 될 A's는 유례없는 도전을 앞두고 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193017/2025/03/11/athletics-sacramento-move-leaving-oakland/
새 시즌 A's 선수들은 유니폼 양쪽 어깨에 서로 다른 도시를 상징하는 패치를 달게 된다. 한쪽에는 임시 연고지 새크라멘토, 다른 쪽에는 2028년 새 구장 개장을 목표로 하는 라스베이거스 패치가 부착된다. 스포츠팀이 동시에 두 도시를 대표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우리 팀은 올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둬서 이전 문제보다 야구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팀의 주력 타자 브렌트 루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팀 구단주 존 피셔는 "새크라멘토 커뮤니티는 프로 야구팀이 온다는 사실에 매우 흥분해 있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시장"이라며 "2005년 팀을 인수할 때부터 새 구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지만, 이제 6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사가 시작되고 새크라멘토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되어 팀에게 매우 흥미로운 시기"라고 말했다.
오클랜드 팬들의 아픔과 새크라멘토의 기대감 교차
A's는 이미 서터 헬스 파크의 시즌권 약 6,000장을 모두 판매했다. 이 구장의 수용 인원은 14,000명으로, 메이저리그 구장 중 가장 작은 규모다.
한편 오클랜드에 남겨진 팬들의 상실감은 여전히 크다. 매년 팬 축제를 개최해온 오클랜드 팬 그룹 '오클랜드 68s'의 호르헤 레온은 "솔직히 어느 정도는 팀으로부터 마음을 떼었다"면서도 "더 아픈 것은 여기서 잃어버린 것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팬 행사 주최자인 앤슨 칸사나레스는 "오클랜드에서 새크라멘토까지는 80마일(약 129km)에 불과하다. 1시간 20분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 티켓을 산 사람들이 '레츠 고 오클랜드'를 외치며 A's를 조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베이 에어리어 팬들의 반응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피셔 구단주는 인정했다. "팀을 잃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내가 20년 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위치에 대해 정말 기대가 크다. 물론 그것이 베이 에어리어에 존재하는 A's 이전에 대한 슬픔을 보상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단 확장과 미래 구장 준비 동시에
A's는 최근 몇 달간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한 경기에서 3홈런을 기록한 24세 유망주 로렌스 버틀러와 7년 6550만 달러(약 924억원) 계약을 맺었고, 팀 주전 타자 브렌트 루커와도 5년 6000만 달러(약 84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라스베이거스 시즌권 예약금 접수를 시작했고,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4675억원)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신규 구장 조감도를 공개했다. 이 구장은 3억 8000만 달러(약 5358억원)의 세금 지원을 받는다.
"우리는 미래를 위한 구축이 아니다. 오늘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피셔 구단주는 자신감을 보였다.
A's의 올해 예상 연봉 총액은 1억 1200만 달러(약 1579억원)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7위 수준이다. 그러나 루이스 세베리노와의 3년 6700만 달러(약 944억원) 계약은 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보장 연봉이다.
마이너리그 구장에서 뛰는 메이저리그 팀의 과제들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는 원래 메이저리그 경기를 위해 설계된 구장이 아니다. 이곳은 보통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 리버 캐츠의 홈구장으로 사용된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이 구장에 인조잔디 대신 천연잔디를 설치하도록 강력히 요구했다. 새크라멘토의 여름 기온은 오클랜드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인조잔디는 더 많은 열을 보존해 경기 환경을 더 덥게 만들 수 있다.
"원래라면 하지 않았을 시설 투자가 많이 이루어졌다"고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말했다. "구장은 매력적이다. 팬들이 한 시즌 내내 정말 친밀한 환경에서 메이저리그 야구를 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수노조 대표 토니 클라크는 "마이너리그 시설에서 경기하는 메이저리그 팀"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A's의 투수 J.P. 시어스는 "이제 그런 불확실성이 사라져 안도감이 있다"면서도 "겨울 내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올해 베이거스로 가느냐'는 질문을 계속 받았다"고 말했다.

"더 나은 팬은 없다"... 캇세이 이어가는 팀의 유산
마크 캇세이 감독은 선수 시절 A's에서 472경기를 뛴 후 2016년 코치로 복귀했고 2022년 감독으로 승격했다. 최근 2028년 라스베이거스 구장 개장 예정 시기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이 조직에서 5년 이상 일했다가 떠난 모든 사람에게 물어보면, 더 나은 환경, 더 나은 곳은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캇세이 감독은 강조했다.
캇세이 감독은 작년 오클랜드 콜로세움에서의 마지막 경기 후 팬들을 향한 3분간의 연설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연설에서 "(여러분보다) 더 나은 팬은 없다..."라는 말을 유일하게 목소리를 높여 강조했다.
A's는 베스트셀러 '머니볼'의 주인공 팀으로, 현대 야구의 효율성 중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 구단이다. 데이비드 포스트 단장은 "지난 몇 년간 업계에서 우리가 후순위로 취급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다시 경쟁에 뛰어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크라멘토로의 이전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A's는 원정 유니폼에 "새크라멘토"라는 이름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단은 팀이 "새크라멘토 A's"가 아닌 "애슬레틱스" 또는 "A's"로만 알려지기를 원한다. 이는 새크라멘토가 3년 임시 거처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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