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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MLB 수다

오타니, 오타니, 온 일본이 오타니

by 그리핑 2025. 3. 17.


2025 MLB 개막전 도쿄시리즈를 앞두고 일본을 방문한 LA 다저스 선수단이 현지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인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도쿄의 거리를 걷다 보면 오타니의 모습은 피할 수 없다. 시부야 교차로의 대형 전광판, 편의점 창문의 등신대 광고, 자판기 측면, 심지어 그 안에 든 음료 병에까지 그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오타니는 스파게티를 요리하는 모습, 축구공을 다루는 모습, 고급 시계를 착용한 모습, 차밭에서 명상하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으로 도시 곳곳을 내려다보고 있다.

"우리는 작년에 다저 스타디움이나 원정경기에서 오타니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체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말했다. "하지만 이곳은 확실히 다른 차원이다. 이곳은 그의 고향이니까."

다저스 선수들은 오타니의 인기를 묘사하기 위해 다양한 비유를 사용했다. 클레이튼 커쇼는 비틀스에, 타일러 글래스나우는 "저스틴 비버의 10배"로 표현했다. 앤서니 반다는 "미국에서 마이클 조던이 누렸던 인기와 같다"는 말까지 동원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오타니와 10년 7억 달러(약 9,800억원)라는 천문학적 계약을 맺은 후, 다저스 구단 내에서는 "이런 현상은 처음이다"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왔다. 처음에는 오타니의 경기장 안 활약에 관한 얘기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장 밖 영향력까지 확장됐다.

지난 시즌 오타니는 54홈런과 59도루로 역사상 최초의 '50-50 클럽' 회원이 됐다. 그의 인기는 캐멀백 랜치에서 진행된 스프링 트레이닝 훈련장에도 구름 인파가 몰리게 했으며, 14일(한국시간) 도쿄돔에서 진행된 훈련에도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모였다.

블레이크 스넬은 도시 곳곳에서 오타니의 모습을 보고 "여기서는 쇼헤이에 대한 사랑이 넘쳐난다. 너무 확연하게 보인다"라며 "그래서 나는 농담처럼 '어, 나 저 사람 알아'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 자신도 도쿄 곳곳에 광고판이 붙어 있는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오타니가 어떻게 이런 관심을 다루는지 잘 모르겠다. 그에게서 가능한 한 많이 배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문화적 측면을 언급하며 "쇼헤이, 요시노부, 로키(사사키) 등 내가 함께 뛰었던 일본 선수들에게는 겸손함과 감사함이 있다. 존중이 그들의 본질이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자이면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훌륭한 방법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도쿄돔 복귀 무대에서도 기대에 부응했다. 15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선 MLB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일본에서 홈런을 쳤다. 포수 윌 스미스는 "솔직히 두 번째 타석에서 해냈다는 점에 놀랐다"라고 말했고,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는 "오타니는 중요한 순간에 팬들이 원하는 것을 해낸다"라고 감탄했다.

야마모토와 사사키는 더그아웃에서 나란히 서서 홈런이 우측 관중석 중간까지 날아가는 모습을 경외감으로 지켜봤다. 야마모토는 "그가 홈런을 칠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해냈다.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라고 말했다.

도쿄돔에선 오타니의 타석마다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로버츠 감독은 "그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완전한 침묵이 흘렀다. 스윙을 하거나 파울을 칠 때마다 놀라움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다른 어떤 선수들과도 확연히 달랐다"라고 전했다.

일요일 밤, 오타니는 야마모토, 사사키와 함께 일본 문화를 선수단에 소개하기 위해 도쿄 최고급 스시 셰프의 요리와 야키토리(일본식 닭꼬치)를 맛볼 수 있는 선수들만의 사적인 저녁 식사를 주최했다. 야마모토는 "그는 말로 팀을 이끄는 타입이 아니다. 행동으로 보여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