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는 농구에서 가장 지루한 장면으로 꼽힌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자유투 루틴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그들만의 철학과 스토리를 담은 의식(儀式)이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5892960/2024/11/04/knicks-karl-anthony-towns-free-throws/
닉스의 칼앤서니 타운스는 최근 자신의 자유투 루틴을 전면 수정했다. NBA 커리어 초반 4시즌 동안 80% 이상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면서도 깊은 스쿼트 동작을 포함한 기존 루틴을 바꾼 것이다.
"코비(브라이언트)가 자유투 라인에서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보고 영감을 받았어요"라고 밝힌 타운스는 "농담 같겠지만 NBA 2K 게임을 하면서 그의 자유투 폼을 연습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루키 시절 케빈 가넷에게 배운 '어깨의 힘을 빼라'는 조언도 담았다.
NBA에서 가장 복잡한 자유투 루틴을 가진 선수로 꼽히는 제일런 브런슨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의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자유투 라인 위 작은 점을 확인한 뒤 빠른 드리블 세 번, 스핀 드리블 한 번, 일반 드리블 한 번을 하는 독특한 루틴으로 유명하다.
조시 하트의 자유투 루틴에는 그의 신앙이 담겨있다. 하트는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세 번의 드리블을 한다"며 "성부, 성자, 성령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공을 한 번 돌리는 것은 특별한 의미 없이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고.
반면 마일스 맥브라이드는 한 번의 드리블만 하는 단순한 루틴을 고집한다. "자유투 라인에서 드리블 실력을 뽐낼 필요는 없잖아요"라고 말한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는 당시 좋아하던 선수를 따라 허리 주변으로 공을 돌리는 동작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OG 아누노비는 자신의 루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심지어 몇 번의 드리블을 하는지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냥 슛을 하는 거예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라는 그의 대답은 평소 과묵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젊은 선수들은 대체로 단순한 루틴을 선호한다. 제이콥 토핀은 "난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라 한 번 드리블하고 바로 던진다"고 밝혔다. 타일러 콜렉도 "10초 동안 서있다 보면 멘탈이 흔들릴 수 있다"며 "자유투에서는 단순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카메론 페인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배운 복잡한 루틴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공을 돌리고, 세 번 드리블하고, 다시 한 번 공을 돌린 뒤 깊은 숨을 쉬는 그의 루틴은 "오히려 복잡한 동작 덕분에 슛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TV 중계진들은 종종 자유투 시간에 광고를 송출하거나 슛 동작만을 보여준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유투 루틴에는 그들의 성장 과정과 가치관,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디 애슬레틱의 제임스 L. 에드워즈 3세 기자는 "농구에서 모든 순간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자유투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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