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명예의 전당 투수 문턱 앞에서, 미국 야구 기자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디 애슬레틱의 제이슨 스탁스, 타일러 케프너 기자는 9일(한국시간) '10월의 사나이' 앤디 페티트와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명예의 전당 자격을 놓고 서로 다른 결론을 내렸다.
스탁스 기자는 7년 만에 처음으로 페티트에게 표를 던졌다. 그는 "페티트가 보여준 18시즌의 꾸준함과 포스트시즌 활약을 지금까지 과소평가했다"며 "특히 현대 야구에서 이런 스타일의 선발투수를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케프너 기자는 에르난데스에 대한 투표를 보류했다. 그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시즌 연속 31경기 이상 선발 등판했고, 저스틴 벌랜더와 CC 사바시아만이 더 많은 승수를 기록했지만, 같은 수준의 다른 투수들이 아직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스탁스 기자가 페티트를 지지한 핵심 근거는 '승리'였다. 페티트는 18시즌 동안 한 번도 패배가 승리보다 많은 시즌을 기록하지 않았다. 현대 야구(1900년 이후)에서 18시즌 이상 선발 등판하며 이런 기록을 세운 투수는 그로버 클리블랜드 알렉산더와 페티트뿐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 페티트는 역사상 가장 많은 12차례의 시리즈 클린칭게임에 선발 등판해 6승 2패를 기록했다. 그가 선발 등판한 시리즈 클린칭게임에서 팀이 8승을 거둔 것도 최다 기록이다. 이 경기들에서 그의 평균자책은 2.66에 불과했다.
페티트의 통산 성적은 256승 153패, 평균자책 3.85다. 스탁스 기자는 "만약 그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면 3.85의 평균자책은 좌완 투수 중 가장 나쁜 수치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가 공수가 가장 치열했던 AL 동부지구에서, 스테로이드 시대를 보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케프너 기자는 에르난데스의 표결을 앞두고 동시대 투수들과의 비교를 제안했다. 그는 최근 50년간 2000이닝에서 3000이닝 사이를 던진 투수들 중 평균자책 3.90 이하(잭 모리스의 기록)를 기록한 48명의 투수를 분석했다.
그 중 명예의 전당에 있는 투수는 로이 할러데이와 페드로 마르티네스뿐이다. 클레이튼 커쇼와 맥스 셔저는 쉽게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44명 중에는 브렛 세이버하겐, 요한 산타나 등 사이영상을 2회 수상한 투수들도 있다.
케프너 기자는 "에르난데스가 매리너스에서만 뛰어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쉽다"며 "같은 시대 투수들의 평가가 끝나기 전까지는 그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 야구에서 선발투수의 역할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스탁스 기자는 "셔저, 벌랜더, 커쇼가 은퇴하면 수십 년간 명예의 전당급 선발투수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25차례의 투표에서 단 8명의 선발투수만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현재 페티트는 지난해 13.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라이언 티보도의 명예의 전당 투표 트래커에 따르면 5% 이상을 얻어 내년 투표 자격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입성에는 75%의 득표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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